미국 생활 #7 – 영포자의 미국 학교 공부

미국에서의 초기 생활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느낌이 들고,
실수도 많고, 걱정도 끝이 없다.

1985년 11월, 우리 가족이 미국에 이민 왔을 때,
부모님은 나의 교육에 관한 모든 선택을 나에게 맡기셨다.
부모님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셨고,
미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2학년을 거의 마친 상태로 미국에 왔고,
미국 대학 진학은 솔직히 말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미국에 먼저 정착해 계시던 작은아버지는,
나를 보시고 배관이나 전기 같은 기술을 배우라고 조언하셨다.
미국에서는 기술 하나만 제대로 익혀도
웬만한 전문직보다 더 잘 살 수 있다고 하셨다.

나의 약 2년 반의 미국 고등학교 생활은
공부보다는 다른 경험으로 채워졌다.
11학년 때는 운동,
12학년 때는 건축 현장에서의 노가다 일이 대부분이었다.

SAT 영어 공부는
한국에서 이미 ‘영포자’였던 터라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SAT 수학 문제집 하나를 사서,
그 책 한 권만 닳도록 반복해서 풀었다.

SAT 영어 점수는 350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SAT 수학 점수 덕분에,
나는 운 좋게도 집 근처에 위치한
George Mason University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도, 나의 미국 학교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영어는 늘 나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수업 중 발표 시간은 나를 극도의 긴장 상태로 몰아넣곤 했다.

지금이야 ChatGPT에, 주제만 던져주면,
발표문을 1분 안에 만들어 주는 시대지만,
1988년 당시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머리를 쥐어짜고
또 쥐어짜서, 종이에 적고, 지우고, 다시 적고,
또 고치며, 겨우 발표문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 문장을 달달달 외워서 발표를 해야 했다.

그 시절 나에게 두꺼운 Essence 영한사전은
유일한 영어 통역 창구였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고, 뜻을 적어 보고,
문장을 다시 해석해 보며 하나하나 배워 나갔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하던 시간이 어제 같은데,
어느새 40년이 흘렀다.

이제 나는 그때 나를 바라보던 부모님의 나이가 되었고,
18살, 20살이 된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내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환경에서 공부를 한다.
정보는 넘쳐나고, AI와 수많은 전자 도구들은
공부를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하지만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혼란도 함께 커진 시대이다.

돌이켜보면, 나의 부모님은 아무것도 몰랐기에
나를 믿고 맡길 수밖에 없으셨던 것 같다.
나는 그 자유 속에서, 수없이 실수했고,
그 모든 결과를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하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었다.

미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느 정도
실수하도록 그냥 두는 편이다.
실수한 뒤에 스스로 배우기를 기다린다.

반면,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뒤처질까 봐,
미리 걱정하고, 실수하지 않도록
앞에서 챙겨 주고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키우는 데, 정해진 규칙이나 정답은 없다.

이 문제를 두고,
나와 아내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우리 아이들은 엄마 말을 잘 따르며
건강하게 성장해 주었다.

나는 학교 공부는 잘하지 못했지만,
환경을 탓하지 않는 태도,
남과 비교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자기 인생을 자기 손으로
책임질 줄 아는 자세를 배웠다.

아마도 그것이
영어도, 배경도, 정보도 부족했던,
그 시절의 내가 미국 학교에서
가장 값비싸게 배운 공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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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세무 상담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인 세무 관련 사항은 반드시 자격을 갖춘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