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4 – 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있다.
1986년 늦가을이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축구 경기를 하던 중,
상대 선수가 공을 가로채려다
축구화로 내 왼쪽 다리를 살짝(???) 건드렸다.
경기에 집중하느라 정신없이 뛰고 있는데
왼쪽 다리에서
무언가 젖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멈춰 왼쪽 다리를 보니…
오 마이 갓.
왼쪽 다리 정강이 위 피부가
푹 파인 채로 약 2인치 정도 찢어져 있었다.
이상하게도 피는 거의 흐르지 않았고,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맑은 물 같은 것만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바로 벤치로 뛰어가
코치에게 상처를 보여 주었고,
곧바로 교체되어 나왔다.
그 당시 부모님은 늘 일로 바쁘셔서
내 축구 경기를 보러 오신 적이 없었다.
코치와 팀원들의 부모님들이
내 상처를 보시더니
응급실(ER)에 가야 한다고 하셨다.
한 학부모님이
지금 바로 응급실에 데려가 주시겠다고 했지만,
내때문에 본인 아들 축구 게임을 못 보신다는 생각과
죄송한 마음에
경기 끝나고 가도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경기는 이미 후반전이었고,
피도 나지 않았고
아프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미국인 친구 어머님의 도움으로
나는 응급실에 갈 수 있었다.
그 당시 우리 부모님은 의료보험이 없었지만,
나는 학교 축구부에 뛰기 위해
가입해야 했던
High School Sports Accident Insurance에
다행히 가입되어 있었다.
기억으로는
그날 치료비를 바로 내지는 않았고,
나중에 우편으로 청구서가 왔을 때
그 보험으로 처리했던 것 같다.
친구 어머님은
접수하는 것부터 도와주셨고,
내가 치료를 받으러
응급실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오래도록 곁에 계셔 주셨다.
치료실 안까지 함께 들어가
도와주겠다고 하셨지만,
너무 미안한 마음에
혼자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돌아가시게 했다.
치료실에서도 또 한참을 기다렸다.
의사 한 분이 오셔서
몇 가지 질문을 하신 뒤
상처 부위를 깨끗이 소독해 주셨다.
찢어진 다리를 꿰매고 나서
잠시 더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런데 잠시 후,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의사 한 분과
의대생으로 보이는 여러명이
내 치료실로 함께 들어왔다.
나이 많으신 의사 선생님은
이미 꿰매진 내 상처를 보시더니
무언가를 의대생들에게 설명하셨다.
그러다 이내
이미 이루어진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이미 꿰맨 실을 풀고
다시 봉합해야 한다고 하셨다.
아직 마취 상태라
통증은 전혀 없었지만,
나는 그 모든 과정을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본인이 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학생들에게 설명하시며
아주 천천히 정성스럽게(???),
내 상처를 다시 꿰매 주셨다.
미국에서 나의 첫 응급실 (ER) 경험은
의대생들 앞에서 진행된
의료 시술의 ‘실습 대상’이었다.
일주일 후,
나는 다시 그 응급실(ER)을 찾았다.
꿰매 놓은 실을 풀기 위해서였다.
지금이라면
근처 Urgent Care에 가서
간단히 처리했을 일이었겠지만,
그 당시의 나는
나를 치료해 주었던 병원에
다시 가야 하는 줄 알았다.
응급실에서 또 한참을 기다린 끝에
치료실로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은
내 상처 부위를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이 상처를 누가 꿰맸냐고 물으셨다.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씀드리자,
선생님은 찢어진 상처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하셨다.
“아… 미치겠다.”
이미 꿰매 놓은 나의 다리를
풀어 다시 꿰매 주었던
나이 많으신 의사 선생님이
순간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의사 선생님은
실을 풀어주시고,
접착 밴드를 붙여 준 뒤
며칠 동안은 다리에 무리를 주지 말라고만 당부하셨다.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일이지만,
그 당시의 나는
영어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세상 물정도 잘 모르는 시절이었다.
누군가에게 항의하거나
따져 묻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 살다 보면
이렇게 황당한 일을 겪고,
기분 상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어쩌겠는가.
이 또한
영어 못하는 우리 미국 삶의 한 부분일 테니.
기분이 상하고
속상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찌하리.
미국 고등학교 스포츠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부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학교에서는 High School Sports Accident Insurance 가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장은 사고로 인한 상해(accidental injury)에 한정되며, 응급실 진료, X-ray나 MRI 같은 검사, 수술비 일부, 물리치료, 깁스나 보조기 비용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플랜에 따라 사망이나 영구장해에 대한 제한적 보상도 제공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보험이 1차 보험이 아니라 대부분 2차 보험(Secondary Insurance)이라는 것입니다. 즉, 가정에서 가입한 건강보험이 먼저 적용되고, 그 이후 남는 본인 부담금(deductible, copay, coinsurance)의 일부를 학교 보험이 보전하는 구조입니다. 가정의 건강보험이 전혀 없는 경우에만 1차로 적용되는 플랜도 있으나, 보장 한도는 낮은 편입니다.
보장 한도는 보통 사고당 $25,000에서 $100,000 정도로 제한적이며, 기존 질병, 반복적·고질적 부상, 비공식 활동이나 개인 연습 중 사고는 보장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Note: This article is intended for informational purposes only and does not constitute tax advice. For personalized guidance, please consult a tax professional.
참고: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세무 상담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인 세무 관련 사항은 반드시 자격을 갖춘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