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1 – 40년 전, 나의 미국 생활이 시작되던 순간의 기억

1985년 11월 20일, 대학입학학력고사가 실시되던 날이었다.
나는 대구공항에서 인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당시 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우리 가족의 미국 이민은 작은아버지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작은아버지는 197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셔서 버지니아주 Falls Church에 거주하고 계셨다.
1979년, 작은아버지께서 형제 가족을 대상으로 미국 이민 초청 서류를 신청하셨고, 그로부터 6년이 지난 1985년에 마침내 미국 이민 승인을 받게 되었다.

영주권 심사 인터뷰를 위해 미국 대사관에 가야 했는데, 그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가게 되었다.
1985년 11월부터 내 인생에서 ‘처음’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등장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대한항공이 워싱턴 DC까지 직항으로 운항하지 않았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비행기는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에 들러 연료를 보충해야 했고, 최종 목적지는 뉴욕 JFK 공항이었다.
우리는 밤늦게 뉴욕에 도착했고, 공항에서 이민 수속을 마친 뒤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해야 했는데, 아버지는 “그래도 네가 영어를 최소 5년은 배웠으니 한번 해봐라” 하시며 나에게 맡기셨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2년을 영어를 배웠다는 이유였다.
서투른 영어로 체크인을 하려다 나는 잊지 못할 창피한 경험을 했다.
호텔 직원이 “방이 몇 개 필요하냐”고 물었는데, 나는 그 말을 “몇 명이 자냐”고 묻는 줄 알고 “Four”라고 답했다.
그러자 직원이 왜 방이 네 개나 필요하냐며 따지는 것을 보고 상황을 알아차렸다.
나는 급히  “Sorry. One room. Four people. OK?”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내 영어 실력이 너무 부끄러워졌고, 영어로 말하는 것이 두려워졌다.

호텔 방 복도에는 코카콜라 자판기가 있었다.
콜라 한 캔 가격은 50센트였다.
당시 환율이 1달러에 약 800원이었고, 짜장면이 400원 정도 라고 기억하고 있다.
콜라 한 캔이 너무 비싸다는 사실에 결국 사 먹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호텔비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기억 속의 호텔 아침 음식은 모두 너무 짰다.
그날 처음으로 미국 오렌지 주스를 마셔 보았는데, 한 모금 마시고 바로 버렸다.
오렌지 주스마저 쓰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익숙했던 달콤한 오렌지 가루 음료와 달리, 미국의 진짜 오렌지 주스는 나에게 낯설고 쓰기만 했다.

뉴욕 JFK 공항에서 다시 체크인을 해야 했지만, 전날 밤 호텔 체크인의 충격 때문에 나는 도저히 영어로 체크인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께 대신 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영어를 거의 못 하시던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카운터로 걸어가 체크인을 마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별거 아니더라. 좌석을 Smoking이랑 Non-smoking 중에서 고르라고 해서, 전부 Non-smoking으로 받았다.”
1985년 당시에는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American Airlines 비행기를 타고 지금의 Ronald Reagan Washington National Airport로 이동했다.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가는 비행기는 프로펠러 두 개가 달린 소형 비행기였는데, 비행 내내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어린 나는 그저 신기하고 즐거웠다. 비행기를 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버지는 몹시 불안해하셨고, 내 손을 꼭 잡고 계셨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것이 바로 40년 전, 나의 미국 생활이 시작되던 첫 순간의 기억이다.


1970년대 공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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